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제1권 창세기: 아브람과 멜기세덱(14:17-14:24)

17. 아브람이 그돌라오멜과 그의 동맹을 맺은 왕들을 쳐부수고 돌아오는데 소돔 왕이 왕의 골짜기라고도 불리는 사웨 골짜기까지 나와 그를 맞았다.
18. 살렘 왕 멜기세덱도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였다.
 19. 그는 아브람에게 축복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시여, 아브람에게 복을 내리소서.
20. 적들을 그대의 손에 넘겨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아브람은 자기가 가진 것 전부에서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

아브람이 그돌라오멜 연합군을 물리치고 돌아오는 길에
살렘 지방(예루살렘의 옛 이름)의 사웨 골짜기에서 두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한명은 그돌라오멜에게 패한 소돔의 왕이었고, 다른 한명은 이 지방의 왕인 멜기세덱이었다.

그런데 이 멜기세덱 이라는 자는 매우 신비에 싸인 인물이었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라고 하면서 이 곳 살렘에서는 왕으로 통했다.
후에 히브리인들에게 보내진 편지에서 그에 대해 쓰여진 내용을 보면,
'그는 탄생, 아비, 어미, 족보, 죽음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는 독특한 사람이었다.' 고 한다.
그런 그가 아브람에게 떡과 포도주를 나눠 주고 하느님으로부터 축복을 빌어준다.
게다가 아브람은 그에게 전쟁에서 얻은 노략물의 십일조를 바친다.

족보도 없는 제사장이 왕으로 통하며 떡과 포도주를 나눠 주고 축복을 빌어주는 모습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수천년 후 세상에 강림할 그리스도, 즉 '예수'의 모습과 매우 닮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21. 이 때, 소돔 왕이 아브람에게 "사람들은 나에게 돌려주고 재물은 그대가 가지시오." 하고 말하자,
22. 아브람이 소돔 왕에게 대답했다. "하늘과 땅을 만드셨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 야훼께 손을 들어 맹세하오.
23. 실오라기 하나라도 신발 끈 하나라도 그대의 것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겠소. 그러니 그대는 '내가 아브람을 부자로 만들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오.
24.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소. 다만 젊은이들이 먹은 것을 빼고, 나와 함께 갔던 사람들 곧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만은 저희의 몫을 가지게 해 주시오."

2015년 12월 23일 수요일

제1권 창세기: 아브람이 롯을 구하다(14:1-14:16)

14장
1. 시날 왕 아므라벨, 엘라살 왕 아르욕, 엘람 왕 그돌라오멜, 고임 왕 티드알의 시대였다.
2. 이 왕들은 소돔 왕 베라, 고모라 왕 비르사, 아드마 왕 시납, 스보임 왕 세메벨, 벨라 곧 소알 왕과 싸움을 벌였다.

당시 대립했던 몇몇 왕들의 도시 위치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대략 북동쪽의 네 왕과 사해 근처의 다섯 왕이 대립했던 것으로 보인다.

3. 이들 다섯 왕은 동맹을 맺고 시띰 골짜기에 집결하였다. 시띰 골짜기는 지금 짠물 호수가 있는 곳이다.
4. 이들은 십이 년 동안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십삼 년째 되던 해에 반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사해가 있는 곳 부근의 다섯 왕은 서로 동맹을 맺고,
당시 이 지역의 패권을 쥐고 있던 북쪽 엘람 제국의 그돌라오멜 왕에게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왜 12년 동안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그돌라오멜을 섬기던 이 나라들이 반기를 들었을까?
뭔가 믿는 구석이라도 생겼던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다음 절에서 추측해 볼 수 있다.

5. 십사 년째 되던 해에 그돌라오멜은 동맹을 맺은 왕들과 함께 출동하여 아스드롯카르나임에서 르바족을 치고, 함에서 수스족을 치고 사웨키랴다임에서 엠족을 치고
6. 세일 산에서 호리족을 치고, 광야 근처 엘바란까지 쳐내려 왔다.
7. 그들은 거기에서 발을 돌려 재판 샘터가 있는 카데스로 쳐들어 가 아말렉족의 온 땅과 하사손다말에 살고 있는 아모리족도 쳐 무찔렀다.

위 그림은 그돌라오멜 왕이 북쪽의 다른 세 왕과 연합하여 남쪽으로 진군한 경로이다.
그런데 진군 과정에서 쳐부순 족속들 중에 특이한 이름들이 눈에 띈다.
그림 상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된 족속들 즉, 공통적으로 이름의 끝이 임스(-ims)로 끝나는 족속들이다.
르바임스, 주짐스, 에밈스 등은 바로 타락한 천사와 인간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거인족을 이르는 말이었다.
거대한 체구를 가졌고 타고난 장사였던 네피림들이 사해의 다섯왕과 뜻을 같이하게 되면서,
남쪽의 왕들은 오랫동안 섬겨왔던 그돌라오멜 왕과의 싸움이 한번 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이들의 그 '믿는 구석' 이란 것이 바로 네피림들과의 연합이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하지만 거인족들과의 연합도 그돌라오멜의 연합군 앞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져 버리고 만다.

8. 그러자 소돔 왕, 고모라 왕, 아드마 왕, 스보임 왕, 소알 왕이 출동하여 시띰 골짜기에 진을 치고 그들과 맞섰다.
9. 엘람 왕 그돌라오멜, 고임 왕 티드알, 시날 왕 아므라벨, 엘라살 왕 아르욕 네 왕이 다섯 왕과 맞붙은 것이다.
10. 그런데 시띰 골짜기에는 역청 수렁이 많았는데, 소돔 왕과 고모라 왕은 도망치다가 거기에 빠졌고 나머지는 산으로 도망쳤다.
11. 그들은 소돔과 고모라 왕들이 가지고 있던 재물과 양식을 모두 빼앗고,
12. 소돔에 살고 있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끌고 가면서 그의 재물도 빼앗았다.
13. 한 사람이 도망쳐 나와서 히브리인 아브람에게 이 일을 알렸다. 아브람은 그 때 아모리인 마므레의 상수리나무가 무성한 곳에 살고 있었다. 마므레는 에스골과 아넬과 형제간이었고, 이들은 아브람과 동맹을 맺은 사이였다.
14. 아브람은 자기 조카가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길러 낸 사병 삼백십팔 명을 소집하여 단까지 쫓아 갔다.
15. 아브람과 그의 부하들은 여러 패로 나뉘어 밤을 틈타 그들을 기습하여, 다마스커스 북쪽에 있는 호바까지 추격해 가면서
16. 모든 것을 되찾았다. 조카 롯과 그의 재물과 부녀자들과 그 밖의 모든 사람들을 되찾아 냈다.

롯과 그의 가족들은 그돌라오멜 왕의 연합군에 의해 포로가 되어 잡혀간다.
그 소식을 들은 아브람은 자신의 사병을 이끌고 끝까지 추격하여 그들을 구해낸다.
아브람의 정예 사병들은 대군을 상대하기 위해 주로 야간 기습을 전략으로 삼았다.
아주 간단한 일 처럼 적혀 있지만, 3백여명의 병사로 그돌라오멜 왕의 연합군을 물리친 것은
그야말로 초월적인 능력, 즉 아브람을 보살피는 하느님의 가호가 없이는 불가능 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