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3일 금요일

제1권 창세기: 악의 기원(3:1-3:24)

3장
1. 야훼 하느님께서 만드신 들짐승 가운데 가장 간교한 것이 뱀이었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 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2.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 먹되,
3. 죽지 않으려거든 이 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 열매만은 따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4. 그러자 뱀이 여자를 꾀었다. "절대로 죽지 않는다.
5. 그 나무 열매를 따 먹기만 하면 너희의 눈이 밝아져서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이 아시고 그렇게 말하신 것이다."

뱀은 교만의 상징이고 교만은 모든 죄의 근원이다.
순수했던 인간의 마음에 교만함이 생겨나고, 그 교만함이 인간으로 하여금 죄를 짓도록 이끈다.

6. 여자가 그 나무를 쳐다보니 과연 먹음직하고 보기에에 탐스러울 뿐더러 사람을 영리하게 해 줄 것 같아서, 그 열매를 따 먹고 같이 사는 남편에게도 따 주었다. 남편도 받아 먹었다.
7. 그러자 두 사람은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리웠다.
8. 날이 저물어 선들바람이 불 때 야훼 하느님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는 야훼 하느님 눈에 뜨이지 않게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
9. 야훼 하느님께서 아담을 부르셨다. "너 어디 있느냐?"
10. 아담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따 먹지 말라고 일러 둔 나무열매를 네가 따 먹었구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12. 아담은 핑계를 대었다. "당신께서 저에게 짝지어 주신 여자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 주기에 먹었을 따름입니다."
13. 야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물으셨다. "어쩌다가 이런 일을 했느냐?" 여자도 핑계를 대었다. "뱀에게 속아서 따 먹었습니다."

자기가 한 일이 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부끄러워 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부끄러워 하며 숨기려 한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었다고 남의 탓을 하고 변명 거리를 찾는다.
금지된 열매는 스스로 선과 악을 결정짓도록 만드는 열매였다.
교만의 뱀은 하느님만이 할 수 있는 죄의 판단을 인간도 할 수 있다며 유혹을 했고,
인간은 유혹에 넘어가 영원히 교만함을 버리지 못하고 스스로 거짓 신이 되려 하는 원죄의 낙인이 찍혀버렸다.

14. 야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온갖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서 너는 저주를 받아, 죽기까지 배로 기어다니며 흙을 먹어야 하리라.
15.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16. 그리고 여자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기를 낳을 때 몹시 고생하리라. 고생하지 않고는 아기를 낳지 못하리라. 남편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겠지만, 도리어 남편의 손아귀에 들리라."
17. 그리고 아담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내의 말에 넘어가 따 먹지 말라고 내가 일찍이 일러 둔 나무 열매를 따 먹었으니, 땅 또한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죽도록 고생해야 먹고 살리라.
18. 들에서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할 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
19.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 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20. 아담은 아내를 인류의 어머니라 해서 하와라고 이름지어 불렀다.
21. 야훼 하느님께서는 가죽옷을 만들어 아담과 그의 아내에게 입혀 주셨다.
22. 야훼 하느님께서는 "이제 이 사람이 우리들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었으니,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 먹고 끝없이 살게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시고
23. 에덴 동산에서 내쫒으시었다. 그리고 땅에서 나왔으므로 땅을 갈아 농사를 짓게 하셨다.
24. 이렇게 아담을 쫒아 내신 다음 하느님은 동쪽에 거룹들을 세우시고 돌아가는 불칼을 장치하여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목을 지키게 하셨다.

거룹은 지품천사 케루빔을 말한다.
케루빔은 천사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계급인 세라핌 다음으로 두번째로 높은 계급이다.
이렇게 높은 클래스의 천사들까지 보내서 에덴의 입구를 지키게 한 걸 보면,
현재의 우리가 에덴의 위치나 흔적을 찾아내지 못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게다가 돌아가는 불 칼까지 달아놨다고 하니 누군가 찾아냈다 해도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재가 되어 버렸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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