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와는 또 카인의 아우 아벨을 낳았는데,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가 되었고 카인은 밭을 가는 농부가 되었다.
3. 때가 되어 카인은 땅에서 난 곡식을 야훼께 예물로 드렸고
4. 아벨은 양떼 가운데서 맏배(그해 처음 낳은 새끼)의 기름기를 드렸다. 그런데 야훼께서는 아벨과 그가 바친 예물은 반기시고
5. 카인과 그가 바친 예물은 반기시지 않으셨다. 카인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몹시 화가 나 있었다. 야훼께서 이것을 보시고
6. 카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왜 그렇게 화가 났느냐? 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느냐?"
7. 네가 잘했다면 왜 얼굴을 쳐들지 못하느냐? 그러나 네가 만일 마음을 잘못 먹었다면, 죄가 네 문 앞에 도사리고 앉아 너를 노릴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그 죄에 굴레를 씌어야 한다."
8. 그러나 카인은 아우 아벨을 "들로 가자."고 꾀어 들에 데리고 나가서 달려들어 아우 아벨을 쳐죽였다.
하느님이 카인을 반기지 않은 이유가 성경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떳떳하지 못한 행실을 하여 하느님의 반김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카인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떳떳한 사람이었다면 화가 났을 때 고개를 들고 항의하듯 화를 냈겠지만, 자신도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인간임을 알기에 그는 화가 나도 고개 떨어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
9. 야훼께서 카인에게 물으셨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카인은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하고 잡아떼며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10. 그러나 야훼께서는 "네가 어찌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고 하시면서 꾸짖으셨다. "네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11. 땅이 입을 벌려 네 아우의 피를 네 손에서 받았다. 너는 저주를 받은 몸이니 이 땅에서 물러나야 한다.
12. 네가 아무리 애써 땅을 갈아도 이 땅은 더 이상 소출을 내 주지 않을 것이다. 너는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신세가 될 것이다."
13. 그러자 카인이 야훼께 하소연하였다. "벌이 너무 무거워서, 저로서는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카인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땅의 소산물을 얻기 위해 계속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으며, 심적인 측면에서는 땅의 핏소리를 피해 양심의 가책을 안고 불안정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평생동안 죄책감과 공포, 불안정과 안식이 없는 삶을 살아야만 하는 저주를 받게 된 것이다. |
14. 오늘 이 땅에서 저를 아주 쫒아 내시니, 저는 이제 하느님을 뵙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아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마다 저를 죽이려고 할 것입니다."
15. "그렇게 못하도록 하여 주마. 카인을 죽이는 사람에게는 내가 일곱 갑절로 벌을 내리리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야훼께서는 누가 카인을 만나더라도 그를 죽이지 못하도록 그에게 표를 찍어 주셨다.
16. 카인은 하느님 앞에서 물러 나와 에덴 동쪽 놋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